Sethu Das | 'The Artro', a global platform for Korean Contemporary Art | October 2012
The Roadshow: Jeju Island, South Korea
로드쇼: 한국 제주도 강정마을의 해군기지 공사현장의 꼭대기에 있는 “민주주의를 민주화하자”라는 현수막과 함께 있는 한스 크리스트, 아이리스 드레슬러, 다니엘 가르시아 안두자르 (사진: 이상재)
'로드쇼'는 상당히 서구적인 현상이다. 동양에서 '로드쇼'란 어휘는 일반적으로 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행해지는 정부나 기업 차원의 기획과 연관되어 있다. '로드쇼: 한국' 프로젝트는 전통적인 개념들과 달리, 사회와 문화 그리고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지닌 사회적, 정치적 시각들을 각 개인들이 함께 모여 연구하고 기록하기 위해 기획되었다.
일주일간의 로드쇼는 2012년 8월 28일에 제주도에서 시작되었는데, 여기에는 예술적 장치들을 바탕으로 사회적, 정치적 이슈들을 해결하는데 실전 경험은 물론 재능 있고 헌신적인 작가들, 디자이너들, 큐레이터들, 보도사진 작가들이 유럽과 아시아에서 모여 함께 참여했다. 토론이 진행되면서 한국과 외국의 큐레이터들을 포함한 한국의 젊은 작가들은 세계 7대 불가사의로 선정된 제주도 내에서 도민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정치와 생태의 상황들에 대한 정보나 예술작품들을 탐구하고, 수집하고, 제작하고, 정보를 나눈다는 공통의 목적을 향해 결속되었다. 이 야심찬 '로드쇼: 한국' 프로젝트가 서울의 토탈미술관에서 기획되고 있을 때만 해도, 아마 기획자들조차 태풍이나 열대성 폭풍우와 같이 이후에 벌어질 장애들을 예견하지 못했을 것이다. 자연의 분노 이후에는 극동의 두 나라인 남한과 일본과의 정치적이고 외교적인 격분이 뒤따랐다. 이 최근의 분쟁은 한국에서는 '바위들의 섬(Island of Rocks)'라는 의미에서 '독도'라고 부르고 일본에서는 '대나무의 섬'이라는 의미에서 '다케시마(죽도)'라고 부르는 지역에 관한 것이었다. 우리들 중 많은 사람들에게 이 작은 섬은 단지 또 하나의 "바위 군도(群島)"이거나 푸른 바다에서 솟아오른 바위들일 뿐이다. 하지만 계속 진행 중인 외교적 분쟁의 주요 당사자들에게 있어서 이 섬은 단순한 바위들이나 대나무들이 아닌, 천연가스를 의미한다. "로드쇼: 한국"은 바로 이러한 정치적 사건들이 진행되고 있을 때 열렸다.
'로드쇼: 한국'의 참가자들은 토탈미술관의 신보슬 큐레이터가 이끄는 기획팀에 의해 엄선되었다. 이 로드쇼에 선택된 모든 참가자들은 각자의 영역에서 개인적으로 사회정치적 이슈들에 직접적인 연관을 맺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사람들이다. 선발 과정은 지원자가 샘플 작품들을 가지고 왜 이 로드쇼에 참여하고자 하는지에 대한 참여 의도를 설명하는 열린 과정을 거쳤다. 일반적인 로드쇼의 형태는 '여행하며 제작하는' 데 비해, '로드쇼: 한국'은 '탐험하고, 수집하고, 제작하고, 나눈다'는 모토를 가졌다. '제작을 위해 여행하는' 것은 행사에의 단순한 참가인 반면, 이 형태는 이슈에 대해 우리의 장기적인 개입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인상 깊었다. '로드쇼: 한국'의 가장 큰 성과는 아마도 최종 완성품인 우리의 참여였을 것이다.
남한에 있는 제주도의 제주 해군기지 공사현장 방문은 사실 외국에서 온 사람들뿐만 아니라, 이 섬을 근사한 신혼여행지 정도로만 알고 있는 한국 사람들에게조차 놀라운 경험이었을 것이다. 해군기지 설립을 준비 중인 제주도의 강정마을은 공사를 막는 주민들의 강력한 반발을 맞닥뜨리고 있었다. 우리 참가자들 중 몇몇은 이 섬 안에 있는 시위 조직의 정신과 헌신을 보고 나서 감명을 받았다. 카톨릭 신부이자 제주도 구명운동의 리더인 문정현 신부와의 만남을 통해 받은 우리의 놀라움은 아마도 로드쇼 참가자들에게 가장 기억에 남을 것이었다. 개인적인 차원에서, 나는 해군기지 건설현장 주위에서 개별적인 운동을 펼치는 사람들을 목격하고 더 깊은 감명을 받았다. 우리는 해군기지를 반대하기 위해 서울에서 제주까지 내려온 서울의 한 미대생을 우연히 만났다. 해군기지 현장의 콘크리트 테트라포드(방파용 4각 구조물) 위에 제주도 생명의 멸종을 상징하는 돌고래와 다른 동물들의 그래픽적인 형태를 그리는 그녀의 행동은 매우 독특하고 고무적이었습니다. 건설 현장의 가림벽 위에 그려진 강력하고 의미있는 그래피티는 투투 대주교의 말을 생각나게 했다. "한 무리의 사람들이 자유롭고자 마음먹었다면, 그들을 멈출 수 있는 힘은 없다." 제주도민들은 지정학적 갈등 속에서 그들의 아름다운 섬에 침입하려는 숨은 권력들로부터 자유로워지기로 결심한 것 같았다.
'로드쇼: 한국' 2012년 8월 29일에 강정마을의 미해군기지 공사현장에서 참가자들과 문정현 신부
내가 '로드쇼'의 기본적 발상을 결국 좋아하게 된 이유들 중 하나는, 이슈에 대한 참여자의 '직접적 개입'과 더불어, 다른 사람들의 경험이나 정보를 통해 결론에 도달하기 보다는 참여자 스스로의 체험을 통해 이 이슈를 배우는 과정 때문이다. 이러한 프로젝트들은 서로 다른 문화와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우리 시대의 이슈들을 세계와 함께 풀어나가기 위해 함께 일할 수 있도록 해준다.
이 프로젝트에서 가장 인상적인 점은 정말 멋진 제주도의 여러 곳을 여행한다는 것으로, 이는 참가자들에게 절대적으로 유익하고 교육적인 것이었다. 인도에 있는 우리 마을 사람들은 삶에 대한 접근부터 간단한 금속 도구들의 사용에 이르기까지 제주도 사람들과 공통점이 많다. 이것이 동양의 독특한 점이다. 그러한 문화와 사람들을 보호하는 것은 우리 세대의 신성한 의무이다. 나는 개별적인 운동들의 힘을 확고하게 믿는 사람이다. 우리는 또한 '로드쇼: 한국'과 같은 프로젝트들을 통해 집단적인 것과 건설적인 것을 이루는 개별적 힘의 최고점을 경험하게 되었다.
'로드쇼: 한국' 제주도 강정마을의 해군기지 공사현장의 꼭대기에 있는 "민주주의를 민주화하자"라는 현수막과 함께 있는 한스 크리스트, 아이리스 드레슬러, 다니엘 가르시아 안두자르
글. 세투 다스: 인도 서부 바로다의 마하라자 사야지라오 대학에서 미술대학을 졸업했다. 인도 최고의 디자인 회사들 중 하나인 IIT (인도 테크놀러지 연구소)의 산업디자인센터를 그만두고 다양한 사회운동에 힘썼다. 2003년에 ‘빈민자들을 위한 디자인’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디자인과 사람들 (Design & People)”이라는 회사를 공동 설립했다. “디자인과 사람들”은 현재 사회적이고 인도주의적인 프로젝트들을 위해 일하는 그래픽 디자이너, 산업 디자이너, 그리고 건축가들의 글로벌 네트워크이다. 세투 다스는 “디자인과 사람들”의 사회적이고 인도주의적인 프로젝트들과 더불어, 스스로 믿고 있는 다양한 명분들을 위한 활동에 자신의 시간과 힘을 쏟고 있다.